본문 바로가기

정치와 나의 삶의 관계

韓日,위안부 합의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이중적 태도

과거 야당 지도자 시절, 이재명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 시절 체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를 "피해자의 동의도 없는 합의"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을 저버리고 일본의 법적 책임을 명확히 하지 못한 '굴욕적 야합'이라 규정하며, 합의의 무효와 재협상을 강력히 주장하던 그의 모습은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된 지금, 그의 입장은 180도 달라진 듯 보입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정부가 맺은 위안부 합의와 강제징용 해법에 대해 "국가로서의 약속이므로 뒤집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정책의 일관성과 국가의 대외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한때 그토록 비판했던 논리를 이제는 스스로 옹호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야당 대표의 입장과 국정을 총괄하는 대통령의 위치는 다를 수 있습니다. 외교적 현실과 국익이라는 무거운 책임감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 발언은 단순한 입장 변화를 넘어, 자신이 쌓아온 정치적 원칙과 명분을 스스로 허물어뜨리는 '자기부정'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의 이러한 태도 변화는 '외교적 현실'이라는 명분 아래 과거사의 정의와 피해자들의 오랜 상처를 또다시 뒤로 미루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삼전도의 굴욕에 버금가는 외교사 최대 치욕'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을 비판했던 과거의 발언은 이제 공허한 외침이 되어버렸습니다. 야당 시절에는 싸울 필요가 있었으나, 지금은 국정을 책임지는 입장이기에 포용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그의 설명은, 결국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원칙도 바뀔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뿐입니다.

 


국가의 신뢰는 과거의 잘못된 합의를 무비판적으로 계승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잘못을 바로잡고, 인류 보편의 가치와 역사적 정의를 지키려는 일관된 노력을 보일 때 국제사회로부터 진정한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과거 자신의 발언이 어떤 의미였는지, 그리고 그를 믿고 지지했던 국민과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온 피해자들에게 현재의 입장이 어떻게 비칠지 깊이 성찰해야 합니다. 원칙을 잃은 현실주의는 결국 방향을 잃고 표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