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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나의 삶의 관계

반일,미군은 점령군을 외치던 이재명의 친일,친미 외교 행보에 대한 비평

원칙의 실종, 신뢰의 위기: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누구를 위한 변신인가

 

 배신의 계절, 신념은 어디로 갔는가

'미군은 점령군', '한미일 군사훈련이 왜 필요한가'라며 외치던 목소리가 아직 귓가에 생생하다. 그의 서슬 퍼런 대미, 대일 비판은 단순한 정치적 수사를 넘어, 그의 정체성이자 지지층을 결집하는 강력한 무기였다. 그러나 2025년 가을, 이시바 일본 총리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손을 맞잡은 이재명 대통령의 얼굴에서는 과거의 기개를 찾아볼 수 없었다. '한미일 협력의 새로운 지평'과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외치는 그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깊은 혼란과 함께 '신뢰'라는 정치의 근본 가치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과연 그의 변신은 국익을 위한 고뇌에 찬 결단인가, 아니면 권력을 향한 신념의 포기인가.

 

 

 

‘자주외교’의 약속,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줄곧 '자주외교'와 '국익 중심의 실리 외교'를 주창해왔다. 그는 과거 정부의 외교 노선을 '굴욕적'이라 비판하며, 한미일 동맹의 틀에 갇히기보다 다자외교를 통해 국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일본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미국에 대해서는 할 말은 하는 당당한 동맹 관계를 약속했다. 이러한 그의 외교적 비전은 많은 국민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주었고, 그를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게 한 중요한 동력이었다. 국민들은 그가 대한민국을 더 이상 강대국의 눈치를 보지 않는 당당한 나라로 만들어 주리라 믿었다.

 

 

현실의 벽인가, 기회주의적 변절인가

그러나 대통령이 된 그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보여준 그의 행보는 과거 발언을 스스로 전면 부정하는 것에 가깝다.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의 정례화를 약속하고, 과거사 문제에 대한 구체적 언급 없이 '미래'만을 강조하는 모습은 그가 그토록 비판했던 '친일, 굴미 외교'의 재현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물론, 야당 대표 시절의 발언과 한 나라를 책임지는 대통령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 엄중한 국제 정세와 경제 현실 속에서 이상만을 고집할 수는 없다는 항변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그의 변화는 단순한 정책적 유연성의 차원을 넘어섰다. 자신의 정치적 자산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이번 행보에 대해, 국민에게 어떠한 사전 설명이나 이해를 구하는 과정도 없었다. 이는 현실의 벽에 부딪힌 실용적 전환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철학의 부재를 드러낸 기회주의적 변절이라는 비판에 무게를 싣는다.

 

 

신뢰를 잃은 리더십, 남는 것은 무엇인가

이번 외교 노선의 급선회는 두 가지 심각한 후과를 낳는다. 첫째, 국내 정치적으로는 극심한 신뢰의 위기를 초래한다. 그의 선명한 노선을 믿고 지지했던 핵심 지지층은 배신감을 느낄 것이며, 이는 국정 동력의 심각한 저하로 이어질 것이다. 반면, 그의 외교 노선을 비판했던 반대 진영 역시 그의 진정성을 믿지 못하고 '언제 또 바뀔지 모른다'는 불신을 거두지 않을 것이다. 결국 그는 양쪽 모두에게서 신뢰를 잃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둘째, 국제적으로도 대한민국의 외교적 신뢰도를 크게 훼손한다. 동맹국인 미국과 일본조차도 그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반신반의하며, 그의 약속이 과연 지속될 수 있을지 의구심을 품을 것이다. 이처럼 예측 불가능한 리더가 이끄는 국가와 진정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는 어렵다. 결국 그의 '변신'은 단기적인 성과를 가져올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대한민국의 외교적 입지를 좁히는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는 국민에게 답해야 할 시간

정치인의 말은 그 무게가 천금과 같다. 특히 국가의 미래가 걸린 외교 문제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과거 발언들이 단지 표를 얻기 위한 정치적 구호에 불과했는지, 아니면 어떤 불가피한 상황 변화로 인해 신념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는지 국민 앞에 진솔하게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 국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면, 그 '국익'이 정확히 무엇인지 구체적인 비전과 논리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어설픈 변명과 모호한 수사로 이 상황을 넘어간다면, 그는 '원칙 없는 기회주의자'라는 역사적 평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대통령은 국민 앞에 서서, 흔들리는 대한민국 외교의 좌표를 바로잡고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을 보여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