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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무안공항 '죽음의 벽' 집중 조명

 

뉴욕타임스, 무안공항 '죽음의 벽' 집중 조명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2025년 8월 5일(현지시간), '수십 년간 쌓인 실책이 한국의 활주로 끝에 죽음의 벽을 세웠다(Decades of Blunders Put a Lethal Wall at the End of a South Korean Runway)'는 제목의 탐사보도 기사를 통해 지난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피해를 키운 무안국제공항의 콘크리트 둔덕 로컬라이저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NYT는 이번 보도를 위해 무안공항의 최초 설계 도면을 포함한 지난 26년간의 관련 문서를 검토하고, 항공 전문가 5명의 자문과 유가족의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심층적인 조사를 벌였습니다.

주요 보도 내용

  • 설계 변경과 안전 기준 위반: NYT는 1999년 무안공항 최초 설계도에는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가 충돌 시 항공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부서지기 쉬운(Frangible)' 구조로 명시되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2003년, 이 설계는 불분명한 이유로 단단한 콘크리트 구조물로 변경되었습니다. NYT는 목재나 철골 구조물에 비해 콘크리트가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경제적인 이유가 설계 변경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 정부의 경고 무시: 보도에 따르면, 무안공항의 운영 주체인 한국공항공사는 개항을 6개월 앞둔 2007년, 국토교통부에 로컬라이저가 활주로에 너무 가깝다는 안전 문제를 보고했습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안전 기준을 충족하려면 구조물을 활주로에서 더 멀리 옮겨야 한다는 내용이었지만, 국토부는 이를 개선하라는 조건만 단 채 개항을 승인했습니다.
  • 반복된 기회 상실: 2020년, 항행 시스템 개량 사업 당시 문제를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설계를 맡은 업체는 기존의 콘크리트 둔덕을 철거하는 대신 오히려 그 위에 철근 콘크리트 슬래브를 덧대어 구조물을 더욱 강화하는 설계를 제시했습니다. 정부는 이 구조 변경안을 그대로 승인했고, 이 보강 공사는 참사 발생 불과 10개월 전인 2024년 2월에 완료되었습니다.
  • 참사 피해 확대: NYT는 버드 스트라이크 등 여러 요인이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활주로 끝에 있던 단단한 콘크리트 벽이 없었다면 참사의 규모가 훨씬 작았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 유가족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사고의 원인과 죽음의 원인은 별개"라며 콘크리트 구조물의 치명적인 위험성을 지적했습니다.

NYT는 수십 년에 걸쳐 이어진 잘못된 설계와 시공, 그리고 이를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에 대한 경고를 무시한 정부 당국의 연이은 과오가 활주로 끝에 '죽음의 벽'을 만들었고, 이것이 결국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고 비판했습니다.

 

관련링크:무안국제공항 로컬라이저 설계 및 공사 변천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