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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하이브 멀티 레이블 시스템의 현주소: 문제점과 발전 방향

하이브(HYBE)는 방탄소년단(BTS)의 세계적인 성공을 기반으로 멀티 레이블 체제를 구축하며 K팝 산업의 외연을 확장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산하에 빅히트 뮤직, 빌리프랩, 쏘스뮤직, 플레디스, 어도어 등 여러 레이블을 편입하여 각자의 독립적인 창작 활동을 보장하고 다양한 아티스트 IP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어도어와의 내부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독립성을 추구하던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시스템이 실제로는 방시혁 의장을 중심으로 한 중앙집권적 통제 아래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창의적 자율성 보장이라는 가치와 경영 효율성 사이의 모순이며, 총수 1인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시스템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름뿐인 독립성, 방시혁 의장 중심의 경영 구조

하이브 멀티 레이블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독립적 운영'이라는 명분과 달리, 실제로는 방시혁 의장의 영향력 아래 각 레이블이 종속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의사결정 구조는 레이블 간의 창의적 차별성을 저해하고, 하이브 전체의 음악적 색깔을 획일화시키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어도어의 뉴진스와 빌리프랩의 아일릿 간에 불거진 컨셉 유사성 논란은 이러한 문제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한 기업 아래에서 비슷한 컨셉의 그룹이 연이어 데뷔하면서, 레이블 간의 불필요한 경쟁과 자기잠식(Cannibalization) 효과 그리고 그룹간의 복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팝 시장의 소비층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이러한 내부 경쟁은 결국 소모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불어 하이브가 빠른 속도로 여러 레이블을 인수합병하며 규모를 키우는 과정에서, 각 레이블의 상이한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융합하는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모회사와 자회사 간의 역할 설정이 명확하지 않고, 갈등을 중재할 거버넌스가 부재한 상황이 이번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됩니다.

 

 

 

대안은? - 진정한 창작 자율성 확보를 위한 시스템 개혁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이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방시혁 의장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는 현재의 구조에서 벗어나, 각 레이블의 자율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시스템 개혁이 시급합니다.

 

 

1. 명확한 거버넌스 확립과 권한 위임
무엇보다 하이브 본사와 각 레이블 간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규정해야 합니다. 본사는 재무, 법무, 인프라 지원 등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고, 음악 제작과 아티스트 기획에 관한 권한은 각 레이블에 완전히 위임하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방시혁 의장은 개별 레이블의 창작 활동에 직접 관여하기보다, 전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하고 레이블 간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총수로서의 역할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 레이블 간 독립성 강화 및 차별화 지원
레이블 간의 컨셉 중복과 과도한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각 레이블이 고유한 음악적 색깔과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이는 단순히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을 넘어, 각 레이블이 K팝 시장 내에서 자신만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도록 체계적으로 돕는 것을 의미합니다.

 

 

3. 갈등 조정을 위한 협의체 운영
유사한 컨셉이나 활동 시기 중첩으로 인한 갈등을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 레이블 대표들이 참여하는 정기적인 협의체를 구성하여 운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협의체를 통해 각 레이블의 활동 계획을 사전에 공유하고, 이견이 발생했을 때 상부의 지시가 아닌, 레이블 간의 수평적인 합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4. 성과 평가 및 보상 시스템 개편
단기적인 성과나 경쟁을 부추기는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각 레이블의 장기적인 성장과 창의적인 도전을 격려하는 방향으로 성과 평가 및 보상 시스템을 개편해야 합니다. 앨범 판매량이나 음원 순위 같은 정량적 지표뿐만 아니라, 음악적 완성도, 새로운 시도, 아티스트의 성장 등 정성적인 가치를 평가에 반영하여 레이블들이 안정적으로 자신들의 비전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하이브가 K팝의 혁신을 이끄는 진정한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멀티 레이블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실질적인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해야 할 것입니다. 방시혁 의장 개인의 리더십에서 나아가, 시스템을 통해 움직이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할 때, 비로소 하이브는 더욱 내실 있는 성장을 이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